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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생활

2015.10.29 20:03

수능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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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이후, 삶의 진실 이야기해주자

 

정병오

(좋은교사운동 대표)

 

해마다 수능이 있다. 물론 수능 점수와 관계없이 수시 모집에 합격한 아이들도 있겠지만 다수의 아이들은 수능 최저 등급을 넘어야 수시 합격이 확정이 될 것이고, 또 수능 점수를 바탕으로 정시에 응시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전형에 따라 논술이나 실기를 준비해야 할 아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남아있긴 하지만, 어쨌든 수능을 치름으로 대입의 큰 산은 하나 넘은 셈이다.

 

이렇게 수능이 끝나고 나면 아이들이 제일 많이 느끼는 감정은 ‘절망’이다. 이는 다수의 아이들이 자신의 평소 실력이나 혹 자신이 기대하는 것보다 더 낮은 점수를 받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점수로 갈 수 있는 대학에 대한 인식이 현실로 다가오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아이들에게 그 동안 아이들에게 설명하고 강조하지 않은 인생의 또 다른 한쪽의 진리에 대해 설명해 줄 때가 되었다. 그동안 우리가 아이들에게 설명했던 ‘명문대학이 네 인생의 앞길을 보장한다’는 말은 절반의 진리에 불과하다. 수능과 대학입시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우리 인생에 있어 하나의 과정에 불과하고, 대입 이후에도 인생에는 여러 과정들이 있으며, 꾸준히 실력과 인격을 연마한 사람에게 더 좋은 기회들이 주어진다는 사실을 이야기해줄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그동안 우리가 하나님보다 더 신뢰했던 ‘대학이 우리 인생을 좌우한다’, ‘좋은 대학을 나와 편안하고 안정된 삶을 살고 싶다’는 비신앙적인 가치관을 버리고, 지금 내게 주어진 여러 한계 가운데서도 하나님이 내게 허락하신 재능과 은사를 부지런히 계발하고, 그것으로 이웃과 세상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바른 믿음과 가치를 갖도록 길을 제시해주어야 한다. 이렇게 우리가 지금까지 우리를 억누르던 세상의 가치를 벗어버리고 우리 인생의 주인 되신 하나님을 의지함으로 섬김의 삶을 살아갈 때, ‘작은 일에 충성하는 자에게 큰 일을 맡기시는’ 하나님의 역사가 우리를 이끌어가심을 심어주어야 한다.

 

수능과 대입을 끝낸 아이들이 두 번째로 많이 직면하게 되는 감정은 ‘공허’다. 지금까지 오직 대학만을 목표로 달려왔는데, 막상 수험이 끝나도 그저 일상의 현실이 반복될 뿐이라는 공허감이다. 그리고 어렵게 입학한 대학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아이들도 많다. 더군다나 10대 중반에 마땅히 겪어야 할 사춘기를 제대로 겪지 못하고 오직 대학을 위해 유보해놓은 아이들이 많다 보니, 사춘기 때 했어야 할 ‘내가 누구인지, 왜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등의 물음에 한꺼번에 노출되면서 힘겨워한다.

 

그러므로 부모와 교회는 이러한 아이들에게 지금까지 미뤄뒀던 삶의 전반에 대한 생활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 고교까지는 교과서만 열심히 외워 시험문제만 잘 풀면 칭찬을 받았지만, 대학 이후에는 열심히 공부해 학점만 잘 받는 것 이상의 중요한 삶의 요소들이 많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즉, 혼자서 밥도 해먹고 빨래도 할 줄 알아야 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부하고 생각을 나눌 줄도 알아야 하고, 자신의 경제 규모에 맞게 돈을 사용하고 또한 벌 줄도 알아야 하고, 세상 돌아가는 것과 다양한 사람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공감하고 참여할 줄도 알아야 하고, 전공을 넘어 자신이 정말 좋아하고 마음껏 해 보고 싶은 일을 찾아 시도하고 거기에 필요한 능력을 쌓아갈 줄 알아야 한다.

 

물론 이러한 것들은 누가 가르쳐서 될 문제는 아니고 삶의 과정 가운데 스스로 배워가야 될 부분이다. 하지만 요즘같이 삶을 배워야 될 10대의 나이를 입시에만 매몰시켜 놓았다가 아무런 도움 없이 대학에 그냥 풀어놓는 현실을 생각할 때, 교회가 이런 부분에 대한 좀 더 체계적인 교육을 구상할 필요도 있다. 결혼을 앞둔 젊은이들을 위해 ‘결혼예비학교’를 개설하고 부모들을 위해 ‘아버지학교’나 ‘어머니학교’를 개설하듯, 수능을 끝낸 아이들을 위해 ‘예비대학생학교’ 혹은 ‘대학생활 아카데미’ 등을 개설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먼저 이 시기를 거쳐 간 선배들과 교회 내 다양한 삶의 영역에 종사하고 있는 생활인들이 믿음으로 살아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또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면 이들이 믿음으로 대학생활을 감당해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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