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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생활

2015.10.29 20:01

태안의 아픔과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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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아픔과 회복

 

이광희 목사

(태안 의항교회)

 

 

12월 7일은 태안 원유유출사고 4주년이 된다. 지난 2007년 12월 7일 오전 7시 6분 경 만리포 앞바다에서 하역을 기다리던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와 삼성중공업 소속 해상크레인이 충돌하여 원유 1만 2000톤이 바다로 쏟아지는 대형 참사가 빚어졌다. 순식간에 청정 태안 해안엔 바닷물 대신 원유로 가득 차 아비규환을 연출했다.

 

처음 갑자기 당한 일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기름 바다로 나가야 했고, 밀려 오는 자원봉사자들을 안내하고 접대하다보니 새벽부터 밤까지 봉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재난당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는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단장:조현삼 목사)이 사고 이틀째 날 만리포에 캠프를 차려 함께 봉사하게 되었고, 이어서 한국교회희망연대가 우리 교회에 캠프를 차리고, 한국 교회의 자원봉사자들이 하루 1000여명 이상씩 추운 겨울 교회 마당에 무릎을 꿇고 회개의 기도와 함께 기름을 닦았다. 17일에는 한국교회봉사단이 발족되면서 신너루 바닷가에 캠프를 차렸고, 사랑의교회 119대원들, 기아대책, 각 교단 총회 등등 여러 기독교 단체들이 태안 지역 교회들을 중심으로 11개 캠프를 차리고 봉사했다.

 

하나님도 하나 된 우리를 보시고 기뻐하셨다. 자연도 우리의 봉사에 감격했다. 2008년 4월 말쯤 자원봉사자의 손길은 거의 끝났고, 5월 31일 한국교회봉사단은 1만명 초청 주민 위로회를 치렀다. 이것으로 기름피해 방제 작업은 사실상 마무리 된 것이었다. 그런나 사실 돌들은 여전히 시커멓고, 바위와 모래 속에는 기름이 남아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사람들의 손길이 멈추자 하루가 다르게 바다는 변화되어 갔다. 하나님께서 밀물과 썰물을 통해 우리가 닦은 돌들을 하얗게 만들었고, 바위와 모래 속에 기름도 스스로 정화시켜 깨끗하게 하신 것이다.

 

매일 바다에 나가는 것이 즐거웠다. 2개월이 지난 즈음에 언제 이 바다에 기름이 있었냐는 듯이 정말 깨끗한 바다가 되었다. 바위 위에는 굴 포자가 붙어 자라기 시작하고, 바위 틈새에는 해삼 전복이 자리를 잡았고, 모래와 돌 틈에는 조개와 게가 살림을 차렸다. 올해도 엄청난 꽃게와 조개를 수확하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이곳 교회들도 고생은 심했지만 자원봉사자들의 수고를 보고 감동을 받은 주민들이 교회로 나오고 있다.

 

이렇게 자연은 복원이 돼 일상의 평화를 되찾았지만 기름피해로 인해 막막해진 생계를 걱정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4명의 이웃을 우리는 잃었다.

 

사고에 따른 보상이나 배상도 아직 제자리걸음이다. 피해를 입은 바다는 20~30년이 지나야 회복된다고 했다. 그런데 자연은 이렇게 주민들의 아픔을 빠른 회복으로 보상해 주어서 그나마 이렇게 살도록 해주는데, 사고의 원인제공자인 기업이나 정부는 언제 주민들의 검은 눈물을 닦아 줄 것인지 너무나 안타깝다. 책임질 줄 아는 기업과 정부가 되었으면 한다. 힘없는 농어민들을 더 이상 울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땅과 더불어 진실하게 살아가는 시골 사람들을 악하게 만들지 말았으면 좋겠다. 오는 7일 태안, 서산 등 충남지역 피해민들과 전북과 전남지역 주민 등 1만여 명이 서울 삼성 본사와 과천 정부청사 앞으로 몰려가 그동안 참았던 분노를 분출시킬 것이라고 한다. 더 이상 이들의 아픔을 외면하지 말고 속히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한다.

 

12월 5일 피해 4주기를 맞아 한국교회봉사단에서는 기념비 제막식과 사료관 개관식을 가졌다. 방제작업의 자원봉사 기념비를 의항교회, 만리포교회, 천리포교회, 신두리교회, 학암포교회, 파도리교회 등 6곳에 세우고, 사료전시관을 의항교회에, 사진전시관을 만리포교회에 개소했다. 향후 태안지역을 한국교회 생태학교로 지정하여 “바다가 죽으니 사람도 살 수 없다”고 고백했던 어부와 “기름 바위를 닦는 것이 아니라 나와 민족의 시커먼 죄악을 닦는다”던 어느 권사님의 고백처럼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잘 가꾸고 보존하며 살고자 함이다.

 

이제 기름피해 4주기를 맞이한 이곳은 피해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해졌다. 그러나 아직도 눈에 보이지 않고 아물지 않은 아픔이 자연과 사람들의 마음속에 조금은 남아 있다. 기름피해는 큰 아픔이었지만, 4주년을 맞이하며 말할 수 있다.

 

“이 모든 일을 다 하나님이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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